와인이 셀러에서 보낸 시간은 보통 하우스의 설명으로 전해집니다. 몇 해를 두었는지, 어떤 해였는지. 오래된 하우스라면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믿을 수 있습니다. 뮤즈드마레는 이제 막 시작한 브랜드라 그런 이름이 없습니다. 대신 기록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2023년 2월부터 남해의 수온, 염분, 조류, 조위를 매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 이 기록을 찾아보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기록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하는지 적어 봅니다.

있었던 일을 남깁니다
바다에서 보낸 시간이 병 속에 무엇을 남기는지 우리도 다 알지 못합니다. 물려받은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모르는 것을 단정하지 않고, 있었던 일을 그대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병이 어느 계절에 바다로 내려갔는지, 그동안 바다가 어땠는지, 언제 올라왔는지.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이고, 맛에 대한 판단은 마시는 분께 맡깁니다.
지금부터 기록합니다
지난날의 바다는 나중에 기록할 수 없습니다. 그날 적어 두지 않은 수온은 다시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기록을 미루지 않았습니다. 브랜드가 알려진 뒤에 시작하면 그 전의 시간은 비어 있게 됩니다. 병이 바다에 있던 시간을 누군가 물었을 때 바로 보여 줄 수 있도록, 처음부터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측과 결과를 함께 남깁니다
모인 기록은 숙성을 미리 가늠하는 데도 씁니다. 이 방식을 OCEAN CELLAR라고 부릅니다. 병을 인양하기 전에 어떤 상태일지 예측을 먼저 적어 두고, 병이 올라오면 시음해서 예측과 비교합니다. 맞은 것도 틀린 것도 그대로 남깁니다.
틀린 예측까지 남겨 두어야 다음 예측을 고칠 수 있습니다. 예측의 재료는 결국 매일의 기록입니다.

병마다 기록이 함께 갑니다
인양한 병에는 그 병이 바다에서 보낸 시간의 기록이 함께 갑니다. 어느 계절을 지났고, 바다가 어땠고, 며칠을 보냈는지가 담깁니다.
바다를 택한 이유와 함께 읽으시면 좋습니다. 시간을 재촉하지 않는 방식은 서두르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남해의 기록이 한 줄 늘었습니다.



